獨 프랑크푸르트순복음교회 권병수 목사, 섧고 고된 이민교회 사역 5년… 성도들 마음 열고 5배 성장

입력 2011-03-03 19:44


‘이민교회 성도 100명은 한국교회 성도 1000명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해외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가 힘들고 어렵다는 말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순복음교회 권병수(45) 목사와 고해정(44) 사모는 교회 분열을 수습하라는 ‘특명’을 받고 2006년 10월 독일에 도착했다. 권 목사가 공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그를 기다린 것은 부임을 반대하는 교인들이었다. 그렇게 6개월간 스피커를 싣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교회에 남아 있는 성도 20명과 예배를 드렸다.

“그때 하나님께서 주신 음성은 ‘야훼 하나님을 송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매주 이 교회, 저 교회를 옮겨 다녔지만 제 마음속엔 오히려 ‘가는 곳마다 예배를 귀하게 여기겠습니다’ 하는 감사가 넘쳤습니다. 절대 싸우지 않았어요. 살리는 일을 해야지 죽이는 일을 해서 되겠습니까. 그분들이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하니 이해가 되더군요.”

그렇게 예배를 드리던 중 건물을 빌려 쓰던 독일교회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원래 자리로 돌아갔지만 내홍을 겪은 탓인지 목회자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

“한인교회 사역은 한국교회보다 훨씬 공을 들여야 합니다. 이민사회에선 목회자의 삶 전체가 투명하게 드러나기에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신뢰하지 않습니다. 특히 독일에서 광원과 간호사로서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힘겨운 시절을 보낸 분들은 조국으로부터 잊혀져가는 존재가 됐다는 사실에 큰 상처를 안고 있어요. 교민들 사이의 갈등, 자녀와의 문화차이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큽니다.”

이때 권 목사 부부가 한 것은 기다림과 식탁교제였다. “목회자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기도 중에 성도 수를 세지 말고 그들의 마음을 채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성도들을 저희 집으로 초청해 한국 음식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있습니다.”

분열의 상처를 받은 성도들은 점차 돌아서기 시작했고 성도는 5년 만에 재적 성도 100명으로 불어났다. 독일인도 예배에 참석하기 때문에 동시통역도 한다. 교회는 현재 독일교회의 주일예배를 피해 오후 2시30분 예배를 드린다. 정오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본당을, 오후 6시까지는 지하 세미나실을 빌려 친교를 나눈다. 새벽예배도 오전 5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드린다. 월 100만원가량 시설이용료를 내지만 드럼을 제외한 악기와 음향시스템은 승합차로 옮겨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민자, 주재원,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한인 성도들의 특징은 어떨까. “한국 문화 반, 독일 문화 반입니다. 이성이 강한 독일사회의 특성상 자기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목회자가 섬기고 낮아지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부모 세대는 열심히 믿지만 자녀 세대는 방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적 바통터치’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 많이 기다리며 이해해야 하고, 성령사역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훼파하려는 분열과 다툼의 영을 제압하는 방법은 회복의 하나님을 바라며 오래 참고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사랑이에요.”

프랑크푸르트=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