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의 역사

입력 2011-03-03 20:59


초대교회는 어떻게 탄생했나

교회의 탄생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목격하고 경험한 120문도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을 체험하면서 시작됐다.

4세기에 이르러 로마를 기독교화하기까지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만을 증거하고 몸으로 십자가를 지는 순교자의 길을 걸음으로써, 곧 십자가를 통한 예수의 생명을 믿는 신앙이 초대교회를 탄생하게 하였다. 십자가의 도는 지성인에게는 어리석음이요, 기적을 추구하는 유대인에게는 걸림돌이 되지만, 이 어리석고 무능한 복음이 어리석고 무능한 그리스도인을 통하여 로마제국을 복음화한 것이다. 또한 초대교회의 생명은 예수의 생명, 즉 그의 살과 피를 나누는 친교에 있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박해를 받으면서도 성만찬을 통해 하나로 뭉쳤다. 예수의 이름 때문에 발이 잘리고 팔이 잘리고 눈이 빠지면서도 성만찬을 나눔으로써 하나가 되었다. 그 하나 되는 친교의 힘이 교회의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그 예수의 생명으로 세속에 성육신하여 사랑으로 섬기는 봉사가 교회의 생명이었다. 또한 예수를 속죄주라고 가르치는 교육이 초대교회의 생명력이었다.

성령은 무서운 박해와 시련의 현장 속에서 더욱 강하게 초대교회 성도에게 선교의 열정을 불어넣었다. 사도행전은 성령의 행전이요 성령의 복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도행전은 성령 체험과 고난 체험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사도행전 2장에서 오순절날 성령충만을 체험하여 하루 3000명 혹은 5000명씩 회개시키더니, 3장에 가서 앉은뱅이를 고쳐 감옥에 갇히는 고난을 체험하고, 4장에 가서 다시 성령의 충만을 체험하여 열심히 복음을 전했다.

‘성령 체험(믿음)+고난 체험(아픔)=창조(선교)’라는 공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순교의 고난이 또한 선교의 원동력이었다.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고 하였다. 바실은 “순교자의 피가 교회를 피로 물들게 하였고, 많은 경건의 완성자를 양육하였다”고 말했다. 곧, 순교와 회심, 순교와 경건훈련, 순교와 선교는 필연적 상관관계 속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증인은 곧 희랍어로 순교자와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초대교회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되었던 선교의 원동력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노예를 비롯한 하류층 민중에게 희망을 주는 공동체였기 때문이다. 빌레몬의 노예였던 오네시모와 노예 칼리스투스가 감독이 되기까지 세상에서 멸시 받는 사람을 택하셔서 권세 있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초대교회를 형성한 원동력이었다. 둘째, 여성선교가 선교의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었다. 초대교회는 여성 중심의 교회였다. 여성이 교회를 통하여 인간다운 대우를 받았던 것이다. 셋째, 신뢰심으로 다져진 단합(unity)이 원동력이 되었다. 예수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고 고난의 가시밭길을 가면서도 예수의 피와 살을 나누는 성만찬을 통하여 똘똘 뭉치는 사랑의 공동체였다. 넷째, 사랑의 실천이 선교의 원동력이었다. 그리스도인이 가는 곳마다, 그들이 일하는 곳마다, 사랑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무르익어 갔다.

김홍기 총장

◇김홍기 총장

△감신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미국 와트버그신학교 신학석사, 보스턴대 철학박사, 드루대 철학 석·박사 △형제교회, 육군충성교회, 케임브리지한인교회, 보스턴한인감리교회 등 담임 역임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한국웨슬리학회 회장 역임 △현재 전국신학대학협의회 부회장. 감신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