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 총회 준비 위한 에큐메니컬 여성 간담회 “여성이 주체적으로 참여 여성 문제 논의 이끌어야”
입력 2011-03-02 19:15
“정의와 평화, 생명을 이야기하려면 여성의 관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성 시각의 새로운 해석 없이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를 제대로 치러낼 수 없을 것입니다.”(박성원 목사)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2013년 10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WCC 총회 준비를 위해서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양성평등위원회 주최로 2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WCC 10차 부산 총회 준비를 위한 에큐메니컬 여성 간담회’ 자리에서다.
NCCK 회원 교단을 중심으로 한 여성 목회자, 신학자, 기독교 활동가 등이 모인 이 자리에서는 먼저 WCC 중앙위원인 박성원 목사에게 총회 준비 과정과 주제의 의미를 들어보는 순서가 있었다. 박 목사는 “WCC 중앙위원회가 지금 부산 총회에 대해 꿈꾸는 것은 ‘어떤 새로운 것, 구별되는 것을 세계 교회의 역사에 보여줄 것인가’이다”라면서 “세계가 봉착한 정치 경제 및 생명의 위기와 이번 총회 주제를 감안할 때 그 답은 ‘현 인류 문명의 대안적 모델’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교회가 총회 준비라며 ‘총회 장소에 마이크가 잘 나올까’ ‘간식은 뭘로 할까’라는 데 매달려서는 안 되는 것처럼 여성들도 ‘여성 프로그램을 멋지게 발표할 방법’의 고민에 머물지 말고 지속 가능한 대안적 인류 문명, 여성 관점에서의 정의와 평화, 생명을 해석하기 위해 밤낮으로 학문적 토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ACWC) 총무 이문숙 목사는 “중요한 것은 ‘이번 총회의 의미가 한국 교회의 저변, 특히 여성들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절실하게 느끼도록 할 것인가’이다”라면서 “가난과 자연재해, 가정폭력, 성매매의 현실에서 살고 있는 여성, 특히 아시아 여성 입장에서 이번 주제를 해석하고 의미를 표현하고, 실천을 결의해 이 모든 것이 총회에 반영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목사는 “보나마나 총회 때 부산 지역 여성 교인들이 한복 차림으로 안내에 동원될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여성들은 그런 동원된 인력으로서나 피해자로서의 참여가 아닌 ‘살아 있는 신앙을 표현하는 주체자’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 자리에서는 총회 때 열릴 사전 행사 또는 여성 포럼을 위한 제안들이 구체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국 여성들의 다문화가정 선교 및 생명농업 등 사역을 세계 교회와 나누자는 안,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아시아 여성의 삶과 주장을 전달하자는 안 등이다.
글·사진=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