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침투하는 北 AN-2기 ‘꼼짝마’… 한국 배치 ‘피스 아이’ 공개

입력 2011-03-02 22:02


“한반도 상공에 있는 모든 항공기와 영해로 다가오는 함정들을 빠짐없이 탐지할 수 있습니다. 북한 특수부대원을 싣고 낮게 침투하는 AN-2기도 피스아이(Peace-Eye)의 눈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5㎞쯤 떨어진 켄트의 보잉 항공기 시험장. 눈발이 간간이 내리던 지난달 25일 보잉사는 우리 공군이 운용하게 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피스아이’ 1호기를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우리 공군은 보잉사로부터 4대의 피스아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피스아이가 인도되면 우리나라는 22번째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보유하는 나라가 된다.

피스아이 프로그램 매니저 랜디 프라이스씨는 “5월 한국에서 실시되는 운용유용성 시험을 끝내면 피스아이가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한국 공군에 인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밝은 회색 동체에 ‘대한민국공군’ ‘ROKAF 64 700’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피스아이의 핵심 장비는 최첨단 전자식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MESA). 기존 조기경보통제기에 탑재된 기계식 둥근 접시모양 레이더와 달리 동체 좌우에 1개씩, 위에 1개 등 3개의 레이더로 구성된 MESA는 기체에 고정돼 있으며 체공시간 내내 전방위 탐지가 가능하다. 탐지거리는 370㎞로 휴전선 인근에서 운용하면 평양 이북 북한 영공에 있는 항공기를 감시할 수 있다. 프라이스씨는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항공기는 물론 스텔스기도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형과 기상 여건에 제한을 받지 않는 전천후 감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목표물이 3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스아이는 9∼12㎞ 상공에서 9시간30분간 떠 있을 수 있다. 출입문 위쪽에 장착된 공중급유 장치를 통해 급유가 이뤄지면 20시간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조종실 뒤편에는 한국군과 미군의 암호 해독이 가능한 통신박스가 설치돼 있어 한·미 연합작전도 펼칠 수 있다.

승무원 정원은 10명으로 기체 중앙에 설치된 10개 콘솔에서 레이더가 포착한 정보를 분석하게 된다.

켄트(미국 워싱턴주)=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