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외교위 청문회서 본 북·미대화 해법은… ‘北 변화’가 직접대화 요건
입력 2011-03-02 18:29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대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1일(현지시간) 열린 북한 청문회의 초점이었다. 존 케리 외교위원장은 지금의 교착상황 타개를 위해 미국이 북한과 양자대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의 태도 변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양측은 방법과 순서는 달랐지만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 미 정부가 북한 붕괴를 바라고 있지 않다는 점, 북한이 태도를 바꾸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케리 위원장은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과 북한의 생산적인 대화는 6자회담 재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양자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미 직접 대화가 지론인 케리 위원장은 “현재의 대립관계에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더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뿐”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를 ‘잘못된 행동에 보상하는 것’이라고 하는 정치적 논쟁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은 좀 다르다. 먼저 남북관계 개선이 필수적이고,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지난 1월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고위급 회담 제의를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건 북한이 과거의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증거들”이라고 못 박았다. 캠벨 차관보도 “남북대화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북한의 진정성이 입증돼야만 남·북 간, 북·미 간 순차적 관계 개선과 6자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그러면서도 “북한 붕괴가 한반도 안정을 향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 북한의 ‘걱정’을 덜어줬다. 캠벨 차관보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북·미관계 정상화 의지를 내비친 것이나 보즈워스 대표가 6자회담 이전에 제한적인 북·미 대화,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한 추가 양자 접촉을 언급한 건 미국이 북한에 전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