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백두산 화산재 한반도 관통해 日까지 영향”
입력 2011-03-02 18:30
겨울에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는 공업단지가 밀집한 우리나라 동남 지역을 통과해 일본 남부까지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백두산 폭발 시 화산재 확산 예측 시나리오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백두산이 분화해도 쇄설류 등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직접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화산재로 인해 정밀 제조공장 결함, 항공기 결항, 호흡기 질환 등 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2005∼2009년 우리나라 주변의 일일 기상도에 따른 화산재 이동 시뮬레이션 시험을 했다. 그 결과 겨울철 북풍이 불 때 화산재 피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07년 11월 10일 오후 3시부터 12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동안 한반도 기상 상황을 바탕으로 화산재 분출 이동 경로를 예측한 결과 화산재는 함경남도와 강원도를 거쳐 우리나라 동쪽 지역을 강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화산재는 백두산 정상(2744m)에서 3300m 가량 더 높게 올라간다는 가정을 세웠다.
당시 우리나라는 찬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 동남쪽에는 저기압이 자리잡고 있었다. 북고남저(北高南低)형 기압 배치로 북풍이 강하게 일어 화산재는 넓게 퍼지지 않고 빠르게 우리나라를 통과한다. 화산재가 퍼지지 않아 농도도 매우 짙은 것으로 예상됐다.
화산재는 경북 포항, 울산, 부산을 거치면서 저기압의 영향을 받기 시작해 이동 속도가 느려지고 넓게 퍼진다. 이어 서풍을 타고 일본 남부 해안에 넓게 확산된다. 이때도 화산재 농도는 분출 당시의 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북한과 중국에는 고온의 화산 분출물로 직접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천지에서 쏟아져나온 물로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상연구소 김승범 연구관은 “무거운 화산재는 백두산 인근 수㎞까지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한 건물 붕괴 등의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백두산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화산활동 시 발생할 수 있는 재해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화산대응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 또 중국 일본 등과 화산활동 정보 공유를 위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천리안 위성을 통해 화산활동이나 화산재 확산을 감시하고 화산 분화·폭발에 대한 음파관측소도 연내 신설할 방침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