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전 무승, 더욱 아쉬운 ‘지성부재’… 맨유, 첼시 홈구장서 역전패

입력 2011-03-02 18:0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이 곳에서 가장 힘을 못 쓰는 팀이 있다. 바로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다. 이 경기장에서 맨유는 지난 2002년 4월 열린 첼시와의 원정 경기에서 3대1로 승리를 챙긴 이후 단 한 번도 승점 3점을 건지지 못했다. 2008∼2009시즌 원정에서는 박지성이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칼루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1일까지 스탬퍼드 브리지 통산 전적은 3무4패에 불과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 곳에서 골절 부상했던 웨인 루니(맨유)가 “스탬퍼드 브리지에서의 기록은 정말 끔찍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징크스는 2일(한국시간)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맨유는 2010∼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첼시와 시즌 첫 격돌했다. 지난해 12월 폭설로 연기됐던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팀의 상황은 달랐다. 맨유는 최근 2연승으로 리그 1위를 질주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지난 시즌 챔피언 첼시는 최근 2경기서 1무1패의 부진한 모습으로 5위로 떨어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맨유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승리의 기쁨은 첼시 선수들이 누렸고, 박지성이 부상으로 빠진 맨유 선수들은 9년 동안 이어온 ‘스탬퍼드 브리지 징크스’에 다시 한번 울어야했다.

선제골은 맨유의 몫이었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 주도권을 잡은 맨유는 전반 29분 웨인 루니의 중거리포로 앞서나갔다. 루니는 박스 외곽 왼쪽 측면에서 나니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하며 돌아나가는 듯하다가 다시 돌아서며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공은 수비수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골대 왼쪽을 파고들어갔다.

맨유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첼시는 이번 겨울 새로 영입한 브라질 출신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의 후반 9분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첼시는 후반 33분에는 페널티 지역 안쪽으로 쇄도하던 유리 지르코프가 맨유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과 부딪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프랭크 램파드가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2대1 역전승으로 홈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첼시는 이로써 승점 48점(14승6무7패)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걸린 ‘빅4’ 재입성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잰걸음을 하던 맨유는 승점 60점(17승9무2패)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지만 1경기를 덜 치른 2위 아스널(승점 56)에 승점 4점차로 쫓기게 됐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