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카다피 “미국 등 서방세력 개입땐 진짜 피의 전쟁”
입력 2011-03-03 00:34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미국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개입할 경우 리비아인 수천명이 숨지는 진짜 피의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다피는 2일(현지시간) 사회주의 체제 수립 34주년을 맞아 생중계된 국영 TV 방송에 모습을 나타내 이렇게 말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원유시설은 안전하고 통제 하에 있으며, 리비아 내 서구 기업·은행을 중국·러시아·브라질 기업으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원유 생산은 최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카다피는 원유 수출항이 있는 중부 도시 브레가를 공격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친·반정부 세력의 충돌로 이곳에서 적어도 10명이 숨졌다고 AFP가 보도했다. 카다피 측은 동부 아즈다비야 인근 무기고를 폭격하고 수도 트리폴리 인근 도시 최소 2곳을 탈환했다.
일부 반정부 세력은 국제사회에 카다피에 대한 공습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반정부 세력은 제2 도시 벵가지에서 과도정부와 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신병훈련소를 설치하는 등 내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 전함 2척이 수에즈 운하를 지나 지중해에 진입했다고 AP가 전했다.
러시아는 우주장비를 동원해 리비아 사태를 24시간 주시하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관계자는 “원유 채굴 상황도 함께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리비아 난민이 14만명에 이르러 튀니지·이집트와의 국경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유엔은 리비아의 인권이사회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