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부터 제주까지, 봄날엔 갈곳도 많다… 대한민국 8대 ‘으뜸명소’ 봄나들이
입력 2011-03-02 17:29
꽃샘추위는 봄이 목전에 다가왔다는 증거다. 섬진강 매화꽃은 예년에 비해 열흘 이상 늦었지만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산하를 울긋불긋 수놓을 개나리와 진달래는 예년보다 2∼3일 일찍 핀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혹한을 보낸 만큼 꽃 색깔이 더 선명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 발표한 ‘대한민국 8대 으뜸명소’도 곧 봄기운이 완연할 것으로 기대된다. 으뜸명소는 수려한 자연과 독특한 역사·문화로 한국적 매력을 물씬 풍기며 자연, 음식, 숙박 등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다. 봄을 맞아 대한민국 으뜸명소로 명품여행을 떠나본다.
◇북촌∼인사동 전통문화거리(서울 종로)=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가회동과 삼청동, 그리고 인사동에는 한옥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사대부들의 살림집터인 북촌 한옥은 대부분 조선시대에 지어진 기와집이다. 인사동에는 미술품과 문화재 상점들이 즐비한 역사콘텐츠 공간으로 이름났다. 5대궁,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성곽이 이웃한 서울의 중심지로 골목길을 걷다보면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화성(경기도 수원)=정조대왕의 꿈이 서린 수원 화성은 설계도인 ‘화성성역의궤’가 전해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5.7㎞ 길이의 성곽을 따라 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이 있고, 각 문 사이에는 공심돈과 장대 등 모두 41개의 시설물이 웅장하면서도 수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서문인 화서문과 7개의 수문을 둔 화홍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렸던 화성행궁 등이 복원되어 있다.
◇남산·월성 역사유적지(경북 경주)=월성을 중심으로 안압지, 첨성대, 계림, 분황사, 대릉원 등으로 이루어진 월성 역사유적지는 2000년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된 월성 역사유적지는 유채꽃과 벚꽃이 피는 봄에 더욱 아름답다. 석탑 등 신라의 불교유적이 즐비한 남산에는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과 신라의 종말을 상징하는 포석정 등을 품고 노천박물관으로 불린다.
◇하회마을(경북 안동)=하회마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반 씨족마을로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낙동강 줄기가 S자 모양으로 흐르며 마을을 감싸고 있어 독특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남촌댁, 옥연정사, 겸암정사 등 수많은 건축물이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산유줄불놀이 등 전통놀이도 전해온다. 인근에 병산서원도 있다.
◇우포늪(경남 창녕)=1억4000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은 우포늪(1300만㎡), 목포늪(53만㎡), 사지포(36만㎡), 쪽지벌(14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진 생태계의 보고(寶庫). 가시연, 물옥잠, 개구리밥 등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로 1998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보호되고 있다. 중국에서 기증받은 따오기도 번식 중이다. 늪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에 나룻배를 저어가는 풍경이 아름답다.
◇한옥마을(전북 전주)=700여채의 한옥이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처마를 맞댄 전주한옥마을은 1930년대 이후 한옥변천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곳.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등 역사유물도 즐비하다, 한옥숙박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많아 한국전통문화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해질 무렵 연인과 함께 한옥마을의 야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순천만(전남 순천)=70만평의 갈대밭과 800만평의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 희귀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명의 땅으로 2006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2008년에는 순천만이 국가명승지로 지정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용산 전망대에 오르면 물 빠진 갯벌을 수놓은 S자 수로를 중심으로 원형 갈대밭이 미스터리 서클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성산일출봉(제주도 서귀포)=제주10경 중 제1경인 성산일출봉은 화산폭발로 생긴 사발 모양의 분화구로 지질학적 가치가 탁월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3면이 깎아지른 해식애를 이루고 있고 분화구 위에는 99개의 바위봉우리가 빙 둘러서 있다. 2.64㎢ 넓이의 분화구 안에는 풀밭이 펼쳐져 커다란 원형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전망대에서의 해돋이가 아름답고 인근에 우도, 섭지코지 등이 있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