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美, 비행금지구역 추진 의미는… 리비아 대공 방위 무력화
입력 2011-03-02 18:14
미국의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추진은 한마디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대공방위 체제에 대한 공습을 전제로 한 것이다. 카다피 친위세력의 반정부 세력에 대한 대량 학살 방지를 넘어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1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참석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 위해선 리비아의 대공방위 능력을 제거해야만 한다”며 “따라서 이는 단순히 항공기를 운항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 이상의 군사작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군사지침은 공군전력을 사용할 때 적의 공중방어 미사일과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리비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과 나토군의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을 위해선 대공방위 체제 파괴가 필수적이다. 미국은 1990년대 이라크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뒤 첫 조치로 대공방위 체제 파괴 작전을 수행했다.
그러나 유엔 결의 없이 미국이 독자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리비아 내전에 휘말릴 가능성 있는 데다 중동 및 아랍권의 반미 정서를 자극할 수도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