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목사 "수쿠크법은 타협의 문제가 아닌 국가 미래의 문제"
입력 2011-03-02 10:47
[미션라이프] 수쿠크(이슬람채권)법 논란과 관련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직접 입장을 피력했다. 길 목사는 2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교계가 왜 수쿠크법에 반대하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수쿠크법안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물건너간 것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데 대해 동의하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길 목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교계가 이슬람채권을 반대하는 이유는 반대를 위한 반대, 종교편향 입장에서의 반대도 아닌 진정한 국민으로서 애국적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길 목사는 이슬람채권의 집행을 결정하는 샤리아위원회의 활동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슬람채권을 도입하는 순간부터 샤리아위원회의 결정에 우리나라의 경제원리가 귀속된다는 것이다. 사회자가 “샤리아위원회는 오히려 테러 같은 데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고 하자 길 목사는 “위키리크스의 폭로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자금의 일부가 탈레반이나 알카에다로 흘러간 흔적들이 역력하다”며 “이슬람 종교에 귀속돼 있는 자금이기에 근시안적 입장에서는 국가에 이익이 될 수 있겠지만 원시적인 입장에서는 국가와 국민의 장래에 크나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다시 “개신교의 인명진 목사 같은 경우는 수쿠크를 철저하게 국익 위주로 판단해야지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얘기했다”고 하자 길 목사는 “기독교계에서 수쿠크를 반대하는 것은 종교적 편향 입장에서 반대하는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동의 오일머니가 우리나라에 24조원이 들어와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국제관례에 의해 들어온 돈이기에 하등의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이슬람교가 2050년까지 우리나라에 1000만명의 신도를 목표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이슬람은 부인을 4명까지 얻을 수 있는 만큼 윤리적인 문제에서부터 종교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지나친 걱정이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길 목사는 “아니다”며 “우리는 기독교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애국적 입장에서 장차 뻔히 내다보이는 상황을 두고 국회와 정부에 말하지 않을 수 없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용기 목사의 “대통령 하야운동, 정권퇴진 운동” 발언과 관련해서는 “제가 그 자리에서 조 목사님의 발언을 들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조크 성격이었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조 목사님이나 우리 기독교계는 전혀 그런 의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수쿠크법을 반대하는 교계를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에 대해서도 “한국 교회의 중심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한 발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낙선운동 운운했다’는 일부 언론 기사에 대해서도 길 목사는 “저는 낙선운동을 말해본 적이 없다”며 “낙선운동은 국가적 차원에서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 세워진 우리나라 현 시점에서 볼 때도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수쿠크법이 제기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이 문제는 타협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를 위한 미래의 문제”라며 “우리 기독교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입장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