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 장손, 할아버지 친일 변호 책 펴내

입력 2011-03-01 19:10


육당 최남선(1890∼1957)의 장손 최학수(70)씨가 친일파로 규정된 조부를 적극적으로 변호한 책 ‘나의 할아버지 육당 최남선’(나남출판)을 최근 펴냈다. 직계가족이 육당의 삶을 본격적으로 증언하는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최씨는 육당의 조선사편수회 참여로 제기된 ‘변절’ 비난에 대해 “할아버지가 평생 일관되게 추진한 것 중의 하나는 조선의 모든 것, 즉 민족과 문화, 역사를 세계사의 일부로 파악, 해석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며 “일제 학자들에 의해 단군이라는 뿌리가 없어진 조선사, 반일본화된 조선사를 우려해 마지않던 할아버지는 조선사편수회에 들어가 그들의 ‘조선사’에 단군을 편입하고자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최남선은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11월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고 정부기구였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같은 해 12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대표적인 친일파 인물이다.

책에는 독립선언서 집필과 3·1운동 시기 육당의 삶은 물론 6·25전쟁 전후 큰딸이 북한군에 피살되고, 사위가 납북되는 등 시련을 겪은 가슴 아픈 사연들도 담겨 있다.

최씨는 서울대 공대 졸업 후 1967년 미국으로 건너가 제약업계에서 일하다 2005년 현직에서 은퇴한 후 육당의 전기를 준비해 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