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3·1절 기념사 “北과 언제든 대화 준비”

입력 2011-03-01 18:35


이명박(사진) 대통령은 1일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라며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만 “북한은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면 남북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라면서도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좀 더 진일보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간담회에서 “금년이 북한도 변화를 가져와야 될 좋은 시기”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는 ‘행동과 실천’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지난해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담화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야만 양국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며 “냉전을 넘어 세계화로 가는 21세기에는 20세기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간 총리의 담화문 중 ‘역사와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인정하는 겸허함을 갖고 스스로의 과오를 솔직히 되돌아보겠다’는 구절을 바탕으로 일본이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의 과거를 청산하고 동아시아 발전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나서야만 한·일 관계와 동아시아 공동 번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세대’를 특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3·1 운동의 정신은 세계주의였다”고 정의한 뒤 “성숙한 세계국가 시대, 대한민국의 주역은 G20 세대의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