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硏, 유가·물가 전망치 올린다
입력 2011-03-01 22:17
정부가 내세웠던 올해 ‘5% 경제성장, 3% 물가안정’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리비아 사태 등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가 발단이 됐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일찌감치 전망치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와 성장에 동반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르면 성장률이 0.2% 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 흑자 폭을 20억 달러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31일 배럴당 88.8달러였던 두바이유는 1일(한국시간) 107.4달러로 무려 21% 가까이 올랐다. 유가 외에 곡물가 등 기타 해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는 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를 고려하면 성장률이 생각 이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가는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발 악재 외에 국내적으로도 기상여건 악화, 구제역 파동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 전세가 상승 등 물가 압박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물가 전망치 수정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달 초 경제전망 발표가 예정된 삼성경제연구소는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의 연간 평균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86달러에서 90달러 중반으로 조정키로 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 전후에서 3% 중반으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도 이달 말 경제전망 발표 때 연간 국제유가 평균치를 87.7달러에서 90달러 중반으로 올리고 물가상승률 역시 삼성경제연구소 수준으로 상향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물가상승률을 3.2%로 내다봤으나 상당히 높여야 한다는 시각이다.
정부 내에서도 5% 내외 성장 전망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0억 달러인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