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비아 군사개입 수순 밟나
입력 2011-03-02 00:29
유엔 차원의 리비아 제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해군 함정과 군용기를 리비아 인근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전력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미국 해·공군을 리비아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이 리비아에 병력을 투입, 통신 교란 등을 통해 카다피 정권의 무력 사용을 방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리비아 사태 해결 방안은 카다피의 해외 망명”이라며 “리비아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포함해 카다피 퇴진을 위한 필요 조치들을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특정 지역 상공에 대해 항공기 비행을 막는 군사적 조치로 해당국이 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28일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는 리비아 사태에 외국의 군사 개입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이어 1일 미하일 마르겔로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도 잇따라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리비아에선 반정부 세력과 정부군 간 국지적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군이 27일 밤부터 알 자위야, 미스라타, 아주다비야 등 거점도시를 공습했지만 반정부 세력이 이를 잇따라 격퇴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카다피 측의 국면 전환을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카다피 아들들은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에게 시위 진정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아 방송이 28일 전했다. 카다피는 또 보자이드 도르다 해외정보국장에게 동부 지역 지도자들과 협상하도록 지시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카다피는 측근 압둘라 알 세누시 정보국장을 해고하고 그의 경호원이었던 만수르 알 카흐시를 새로 임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편, 청해부대 최영함(4500t급)이 2일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입항한다. 최영함은 시르트, 미스라타, 트리폴리에 차례로 입항해 한국인 철수를 도울 예정이다. 이날 현재 정부가 집계한 리비아 잔류 한국인은 388명이다.
김남중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