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한번 봐요” 孫 “예”… 3·1절 기념식장서 잠시 환담
입력 2011-03-01 22:05
이명박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식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이 대통령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공식 행사에 앞서 광복회원, 4부 요인, 정당 대표들과 잠시 환담했다.
이 대통령은 손 대표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언제 한번 봐요”라고 말했고, 손 대표는 “네”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손학규 대표를 잘 모셔야죠”라며 환담장에 있는 케이크를 직접 덜어 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두 분이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 아니냐’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말에 “정치만 안 했으면 되게 친했을 텐데, 마음에 없는 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서 있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조건 걸지 말고 무조건 만나야죠”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손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임시국회 등원 등 의제문제로 청와대 회동은 불발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한번 보자’고 말한 것이 청와대 회동을 우회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정국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는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청와대가 ‘한번 만나야죠’라는 말을 굉장히 계획적으로 한 것 같다”며 “우리는 몰래카메라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수회담은 청와대가 예의와 격식을 갖춰서 정식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지금 그런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남도영 김호경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