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카다피 “국민들은 나를 사랑한다” 망언

입력 2011-03-01 18:07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서방언론과 만나 “국민들은 나를 사랑하며 트리폴리에 시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abc방송 크리스티나 아만포 기자는 28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한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카다피를 만나 인터뷰했다. 카다피는 “리비아 어느 곳에서도 나를 겨냥한 시위는 없었다”며 “국민들은 나를 사랑하며 모두 나와 함께한다. 그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카다피는 언제나처럼 갈색 예복과 금테 선글라스를 착용했으며 “언론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퇴진을 요구하는 데 대해 “그들은 자기 나라를 떠났는가. 내가 왜 리비아를 떠나야 하나”라며 웃었다. 카다피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보고받는 거 같다”고 말했다.

함께 인터뷰를 한 영국 BBC방송은 카다피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방국가들을 향해 “배신감을 느낀다. 나는 왕이나 군주가 아니라서 물러날 것도 없다”면서 “나는 명예직에 불과하며 아무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지금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알카에다이다. 알카에다가 무장하고 젊은이들에게 참여하라고 했다. 하지만 알카에다가 준 약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젊은이들도 총을 내려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자국민을 학살하면서 외국 기자 앞에서 웃는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부적합한 지도자이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카다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