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물밑경쟁 벌써부터 후끈

입력 2011-03-01 21:59

오는 5월 교체되는 여야 원내대표 자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차기 원내사령탑 후보로 친이명박계 3선의 안경률, 이병석 의원과 중립성향 4선의 황우여, 3선의 이주영 의원이 거론된다. 친박근혜계에선 이렇다할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4선의 이경재, 3선의 이한구 의원이 거명되지만 정작 본인들은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따라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정면충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친박계가 안전판 확보 차원에서 우호적인 중립성향 의원을 밀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의 대표인 안 의원은 1일 “여당 원내대표의 가장 큰 임무가 대통령과 야당의 가교 역할”이라며 “사무총장 출신으로 대통령 의중을 잘 반영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라도 친분이 두터운 안 의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병석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당시 당 화합 차원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만큼 이번에는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순리론을 앞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가까워 자칫 원내대표 경선이 이 장관과 이상득 의원의 친이계 내 소(小)계파 경쟁 구도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이계 의원들의 표가 분산될 경우 상대적으로 친박계와 가까운 황 의원과 이주영 의원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황 의원은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멤버로 당내 소장파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개헌연구 모임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 대표로 활동한 만큼 개헌론을 확산시킬 적임자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3선의 강봉균 김부겸 유선호 의원과 재선의 김진표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상황이다.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강 의원은 지난해 경선에서 결선까지 오른 뒷심을 이번에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영남 출신으로 네 번째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전국정당화와 야권 연합정치를 내걸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으로, 18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지낸 유선호 의원은 유연한 정치력을 강조하고 있고, 노무현 정부 경제·교육 부총리 출신의 김진표 의원은 정책개발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당내에선 이들 4명의 후보가 지역 연고와 친분 관계 등 직간접적으로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박지원 등 4명의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와 엮여 있는 만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대리전 성격으로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