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궁핍한 사람들에 웃음 주는 그것이 바로 정의!… ‘정의를 위한 용기’
입력 2011-03-01 20:13
정의를 위한 용기/게리 하우겐 지음, 이지혜 옮김/IVP
믿는다는 말이나 확신만으로는 진정한 믿음이 아니다.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행동할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진정으로 믿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국 국무부 소속 변호사였던 저자 게리 하우겐은 보장된 미래와 안정된 삶을 떠나 제3세계의 폭력, 성적 착취, 노예제도 그리고 압제의 희생자들을 돕고 있다. 그는 1997년 국제정의선교회(IJM, International Justice Mission)를 세우고 믿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기독 법률가, 형사, 사회사업가로 구성된 IJM 팀원들은 매일 아침 30분 동안 기도와 침묵으로 하루를 준비하고, 오전 11시에는 모두 모여 기도한다. 이들이 기도하는 이유는 영성훈련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기도로 영적인 힘을 공급받지 못하면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감당할 수 없기에 이들은 기도를 멈출 수 없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정의에 대한 일반적인 의식을 일깨웠다면 이 책은 정의에 대한 개념적 탐구를 넘어 정의가 현실 속에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증언한다. 저자는 “하나님은 정의를 향한 갈망을 가지고 계시지만, 다른 계획을 갖고 계시지 않는다. 정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바로 우리다”고 말한다. 그는 책을 통해 그 싸움의 현장에서 발견한 놀라운 비밀을 들려준다.
주님은 사소한 열망을 넘어 위대한 소명을 붙잡으라고 끊임없이 요청하신다. 그러나 우리는 머리로는 예수님이 인도하시는 곳으로 가겠다고 동의하지만 정작 발을 떼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용감하고 사랑하며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길’이란 원래 자기 힘으로 도저히 목적지에 이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장소에 도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두려움과 하찮은 일에서 벗어나 이 세상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길을 걷도록 자기 백성들을 부르고 계신다는 것이다.
또 건강한 교회는 모든 교인이 믿음을 나누고 궁핍한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훈련시킨다. 정의 사역은 제자도의 기본이며 그리스도인에게 근본적인 일이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자신과 함께 정의 사역을 감당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임재와 능력을 부어 주시겠다고 성경을 통해 반복해서 약속하신다. 그러나 정의를 행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싶어도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고 방법을 모른다면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저자는 성경이 정의에 정반대되는 ‘불의’라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정의에 대한 분명한 안목을 갖게 했다고 설명한다. “성경은 불의의 죄를 권력 남용으로 정의한다. 생명 자유 존엄성 사랑 노동의 열매를 빼앗는 것, 강자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해 약자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을 빼앗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다면 불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저자는 그리스도의 몸(믿음의 지체들)을 격려하고 동원해 불의로 고통 받는 사람을 사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구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폭력이라는 독특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한다. 폭력이야말로 가난한 사람이 겪는 수많은 문제의 배후에 자리 잡은 근본적 문제다. 예를 들어 성매매는 전 세계 수많은 가난한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잔인한 형태의 폭력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이런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현장을 찾아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저자는 불의한 자들이 정의를 두려워하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을 현실을 통해 증명하기도 했다. IJM은 태국 북부 지역에서 6년 동안 성매매 피해 아동을 구하고 가해자들을 처벌한 결과 3개의 도시에서 성매매 피해 아동이 90% 이상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모세였던 것처럼, 하우겐과 그의 동료들은 지금도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응답이 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