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중점학교 지원 전 따져볼 사항… 과학 특기 없으면 커리큘럼 소화 어려워

입력 2011-03-01 17:46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과 수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면 성적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기에 모집하는 특목고나 자율고와 달리 후기 일반계고 모집 과정에서 학생이 원하는 과학중점학교를 지망하면 희망자 중에서 추첨한다. 시·도교육청별로 필요에 따라 과학중점과정 이수를 희망하는 학생이 우선적으로 과학중점학교에 배정받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학중점학교에는 과학영재학교나 과학고를 준비하다 떨어진 학생이 대거 지원하기 때문에 과학에 특기가 없는 학생이 지원해서는 커리큘럼을 따라가기가 어렵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지난해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를 지원한 학생이 전국 8900여명이지만 선발인원은 2000여명”이라며 “과학고나 영재학교에 떨어진 학생이 대거 과학중점학교에 지원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고·과학영재학교와 일반고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1학년에 입학하면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학습과 미래의 지구환경, 과학영화의 역사 등 과학교양과목을 이수한다. 2학년이 되면 일반과정과 과학중점과정 중 선택하게 된다.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면 총 수업의 45% 이상을 과학·수학으로 이수한다.

과학중점고는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이공계에 대한 적성, 관심,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임 이사는 “과학중점과정에서는 고급수학·고급물리 등 수학·과학 전문 교과를 배울 수 있어 이수한 학생이 대입에서 이공계 분야에 특기와 적성이 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과학중점학교가 새로운 형태의 입시 명문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동훈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과학중점학교가 과학·수학 수업 이수 단위가 많은 것 외에는 일반고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많다”며 “과학 재능을 가진 학생에게 특별한 교육을 하기 보다는 변형된 입시학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