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3S’ 배우자… 유승관 목사, 韓·글로벌 포럼서 서구 벤치마킹 제언
입력 2011-03-01 17:54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를 리드하고 있지만 경험과 시스템, 전략과 정책 등 서구교회로부터 여전히 배울 점이 많습니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소재 해외선교연구센터(OMSC)에서 열린 제1회 한국-글로벌 선교지도자포럼(KGMLF·Korea-Global Mission Leadership Forum)에 참석한 유승관(사랑의교회 선교담당·사진) 목사의 말이다. 유 목사는 OMF, SIM, 미국 장로교회, 남침례교회 등 국내외 선교 지도자와 학자 40여명과 함께 이 자리에 참석했다.
유 목사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시행착오와 문제점 등 선교 전반에 관한 솔직한 대화를 통해 동서양 교회 간 상호 이해와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지난 10년간의 사랑의교회 선교사역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와 지도를 받음으로써 보다 건강한 선교적 교회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유 목사는 한국교회가 서구교회의 선교 경험으로부터 배워야 할 ‘3S’를 제시했다. 우선 개인이나 소수가 아닌 집단 결정 시스템(System)이다. 유 목사는 “서구교회와 선교단체는 어떤 형태의 사역이든지 특정인이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식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중지와 지혜를 모아 결정한다”며 “한국교회가 겸허하게 인정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투명성과 책임을 중시하는 청지기 정신(Stewardship) 역시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유 목사는 “서구교회는 지역 교회나 교단 선교부, 선교단체를 불문하고 재정과 행정, 인사, 정책 등 모든 영역에서 개방성과 정직성, 상호 확인(크로스 체크) 기능이 몸에 배어 있다”며 “이에 따라 제도적으로 예산의 수립이나 집행, 결산에 있어 의혹을 살 만한 여지를 사전에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을 통해 시너지(Synergy) 효과를 높이는 것도 서구교회 선교사역의 특징이다. 유 목사는 “서구교회가 자문화우월주의라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지난 수세기 동안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선교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팀스피릿에 입각한 협력사역 때문”이라며 “각개전투에 능한 ‘람보형 전사’가 아니라 ‘나바론 특공대’와 각기 다른 은사를 지닌 연합군의 협공을 통해 견고한 사단의 요새를 점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또 “한국교회는 지금 선교 강국이 되기 위한 3가지 요건(영적 부흥의 경험, 선교 인력, 경제력)을 모두 갖췄다”며 “다만 한국교회가 서구교회의 이 같은 경험과 전략을 창의적으로 수용할 때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인 선교 한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