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명 함께했지만 방관하지 않았다… 온누리교회 세계선교센터 열방예배

입력 2011-03-01 20:04

“캄보디아 청소년과 청년들이 진정한 믿음을 갖게 하소서.” “베트남과 태국,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를 주의 보혈로 덮어 주소서.” “구제역 재앙에도 영적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심오한 뜻을 알게 하소서.”

세계를 위한 기도가 먼저였다. 세계를 향해 무릎 꿇는 행위 자체는 강력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격변, 세계경제 악화, 한반도 긴장, 구제역 재앙과 교회 쇠퇴…. 기도자들은 전 세계의 고통을 자기들의 것으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했다. 하나님이 성도의 기도를 들으시고 말씀하시며 그의 뜻을 보여주신다는 믿음에서였다.

1일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온누리교회 세계선교센터인 ACTS29 비전빌리지(원장 이재환) 시안홀.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이곳은 세계를 위한 찬양과 기도로 채워진다. 예배 이름은 ‘시안열방예배’. 찬양을 통해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고 전 세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한다.

‘시안’은 누가복음 2장에 등장하는 시므온과 안나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름으로 이들처럼 깨어 기도하자는 의미다. 기도 골방은 열방을 품고 하나님의 뜻을 좇는 이들의 일터였다. 3·1절 휴일이었지만 성도 13명이 이곳을 찾았다. 기도하는 시간을 하나님께 내놓기 위해서였다.

인도자이자 담당 스태프인 임석택(38) 전도사는 “세계를 위한 중보기도는 쉽지 않다. 나의 기도제목을 뛰어넘어야 세계가 보인다”면서 “세계를 위한 기도 자체가 선교 활동”이라고 했다. 성도들은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거나 일어서서 손을 들고 기도했다. 서로의 모양은 달랐지만 기도의 방향과 내용은 한결같았다. “주의 구원을 속히 이루소서.”

시안열방예배가 이날 정한 기도 대상지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인도자가 캄보디아와 인도차이나반도, 인도를 위한 기도제목을 말하자 빔 프로젝트 화면에는 구글 어스 위성 지도가 해당 국가를 선명히 비췄다. 인도를 위한 기도는 고통당하는 현지인 목회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도 북부에서 활동 중인 현지인 목회자 한 명이 극렬 힌두교도들의 공격을 받아 발가벗겨진 채 구타를 당했다.

임 전도사는 현지인 목회자의 수치와 상한 마음이 치유되도록, 그리고 그의 고난으로 복음이 더 확산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구글 어스 지도는 순간 인도를 비췄고 빠르게 ‘줌인’되면서 인도 북부를 보여줬다. 인도 땅이 눈앞에 펼쳐지자 성도들은 더 간절히 기도했다. 어떤 성도는 두 손을 바짝 움켜잡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슴을 치기도 했다.

김혜영(34·여)씨는 “열방을 위한 기도를 통해 세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TV 뉴스나 신문에서도 국제면 기사나 사회 이슈를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후부터 시작되는 개인 기도를 위해 다시 시안홀로 향했다.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시작된 시안열방예배는 하루 평균 20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한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2시간30분 동안 세계를 위해 기도한다. 시안홀은 교회가 24시간 개방한 기도방으로 교회 소속 성도뿐 아니라 누구나 와서 기도할 수 있다.

이재환 원장은 “세계를 위한 기도는 그리스도인에게 축복이자 특권”이라며 “기도를 통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안홀에서 세계를 위해 기도했던 성도들은 ‘월드 크리스천’이었다.

용인=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