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예수를 위한 바보/데이빗 케이프 지음, 이상준 옮김/토기장이
입력 2011-03-01 15:28
[미션라이프] “하나님 나라에서는 성공이나 실패가 없고 오직 순종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하루에 이삼십명의 발을 씻기면 그날은 성공적인 날인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고 찾는 단 한 가지는, 우리가 그분의 신실한 자녀로 그분께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순종으로 드리려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를 증거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남들이 보기엔 바보 같았지만 예수님을 위해 바보로 살기로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예수님이 씻긴 발은 행복한 발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대야를 붙인 십자가, 물통, 수건, 의자 등 20kg이 넘는 짐을 지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주님이 명령하시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사람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사역’을 20년 동안해 온 데이빗 케이프 목사는 하나님 나라에 이르는 비밀은 순종하는 ‘종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열방교회에서 성공적인 목회를 하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거리로 나가서 사람들의 발을 씻겨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너무 당황스러운 부르심이라 14개월 동안 고민하며 기도했다. “하나님, 사람들이 정말 그들의 발을 닦게 해 줄까요. 주님? 그건 완전히 바보 같은 짓이에요. 차라리 땅을 갈라서 저를 삼키도록 하세요. 없었던 일로 하면 안될까요?” 그는 거의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 그는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길거리 세족사역’에 순종하게 된다. 그가 누려왔던 모든 안전과 풍요로움을 포기해야 했지만 주님의 음성에 단순하게 순종하기로 결정한다. 모든 초자연적인 역사는 ‘순종’에서 일어났다.
저자는 생명을 걸고 소웨토 지역을 출발해 나탈, 트랜스케, 동 케이프를 지나 케이프타운까지 3000㎞가 넘는 대장정을 했다. 악천 후 속에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수많은 역경을 통과하며 걸었다. 아내와 자녀들은 트레일러를 타고 움직이며 그를 중보 했다. 그는 2년 동안 국가의 수장들, 주요 도시들의 시장들, 군 장성들에서부터 조직폭력배, 알코올중독자. 동성애자, 한센병자에 이르기까지 주님께서 마음을 주시는 사람들의 발을 씻겨 주었다. 그 현장에서 초자연적인 치유와 회복의 역사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깨어진 가정이 회복되고 중독이 치유되고 조직폭력배가 발을 씻겨준 그 자리에서 주님을 영접하며 그와 동행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P W 보타 전 대통령의 발을 씻겨준 이야기도 수록됐다.
1990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순례한 이후 가족과 함께 랜드버그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는 중동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나는 미국인을 위해서도 이라크인을 위해서도 죽었다. 그러니 너는 가서 그들에게 나의 사랑은 공평하며 내가 그들 모두를 위해 죽었다는 말을 전하여라” 그는 이슬람국가들에서 십자가를 지고 다니는 위험천만한 사역이었지만 끊임없이 주님께서 놀라운 일들을 행하셨다. 그의 중동사역은 ‘종의 마음’(토기장이)에 자세히 수록됐다.
그는 오늘도 십자가를 메고 ‘주님과 함께’ 예수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길거리 세족 사역이 우리에게 도전을 주는 것은, 누구든 순종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삶에 변화를 주도하는 누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발을 씻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주님을 영접했을 뿐 아니라 초자연적인 치유와 회복을 경험했다.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해도 ‘주님을 위한 바보’라면 언제나 기꺼이 바보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 저자를 만날 수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