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83)

입력 2011-03-01 13:14

배움에도 철학과 요령이 있다

인생은 죽을 때까지 배우는 학생의 삶이라고 한다. 잭 니클러스는 '레슨 받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배움에는 결코 늦은 나이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구력 20년에 꾸준히 라운드를 하면서도 여전히 100타 언저리에 머무르는 골퍼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대개 레슨을 받지 않았거나, 방법을 몰랐거나, 또는 중요한 사항들을 간과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습관이 몸에 밴 골퍼들이다.

몇 년 전 동남아 어느 골프 리조트에서 60세쯤 되는 골퍼를 만났다. 그는 자수성가를 한 사업가로 매사에 자신감 넘쳤으나 골프도 독학으로 정복해보겠다고 덤볐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나쁜 습관이 몸에 너무 많이 밴 탓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내가 노인들과 시각장애인들에게 봉사자로서 골프를 지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문제를 고쳐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부탁으로 몇 가지를 조언하였더니 그의 트레이드 마크 슬라이스 관광 샷이 즉시 자취를 감추었다.

한편 노인복지관 골프교실에서 골프에 입문한 S노인은 고교 시절 한 때 야구 선수를 지냈던 분이다. 그는 나의 지도를 철저하게 따르고 실행하였다. 함께 연습하던 고참 회원이 들려주는 조언도 나의 확인을 받은 후에야 참고하였다. 결코 서두르지도 않았다. 한 가지씩 차근차근 배우고 열심히 연습했던 S 노인은 1년 후 72세의 나이임에도 열 번째 라운드에서 보기 플레이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함께 라운드 했던 사위는 구력이 몇 년씩 되는데도 100타를 넘기면서 초보 골퍼 장인의 환상적인 경기에 입을 담을 수 없었다. S노인이 비록 탁월한 운동 감각을 가졌지만, 지도자의 레슨을 잘 따라 배우고 엄청난 연습을 성실히 수행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내가 믿고 또 권하는 골프 레슨의 철학과 요령은 다음과 같다.

1. 의지 없이 개선되는 것은 없다
연습장에서도 개선의 의지 없이 연습하는 것은 그저 운동에 불과한 것이다.

2. 준비와 꾸준한 연습이 가장 정직한 방법
고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박지성의 슛이나 김연아의 스케이팅도 10여 년의 피땀 어린 훈련과 준비의 산물이다. 자연스러움도 결국 훈련의 열매이다.

“그의 영광의 힘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능하게 하시며 기쁨으로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에 이르게 하시고“(골 1:11)

3. 실수에서 배울 것이 많고 성적 나쁜 라운드에서 개선책을 찾기 쉽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잘못 된 것에서 개선책을 찾기가 훨씬 쉽다. 20년 전 나는 라운드를 마치면 곧장 연습장으로 가서 그 날 라운드에서 잘못 되었던 샷이나 클럽을 집중 연습하며 개선책을 찾았는데, 그 덕분에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다.

4. 한 번에 모든 것을 고치지 않는다.
다소 감기가 심하다고 아스피린을 병 째 먹으면 안 된다. 한 두 알의 아스피린은 감기를 고치지만, 한 병을 통째로 먹는다면 자칫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5.혼자서는 절대로 스윙을 고치지 않는다.
골프는 특히 자신의 진정한 스윙 모습을 보기 어렵다. 수시로 동영상을 찍어서 점검해 보되 스윙의 교정은 프로나 그에 걸 맞는 상급자의 처방으로 고쳐야 한다. 혼자서 잘못 터득한 나쁜 스윙은 고치는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너희가 오른쪽으로 치우치든지 왼쪽으로 치우치든지 네 뒤에서 말소리가 네 귀에 들려 이르기를 이것이 바른 길이니 너희는 이리로 가라 할 것이며“(사 30:21)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