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로, 예능인으로… 카리스마 벗은 배우들
입력 2011-02-28 18:56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남성상을 연기해 온 배우들이 의외의 면모를 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최근 소지섭은 디지털 싱글 ‘픽 업 라인’으로 래퍼로 변신했고, 엄태웅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합류하며 예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7일 공개된 ‘픽 업 라인’은 끈적끈적한 가사와 섹시한 바운스가 도드라지는 힙합 곡이다. 소지섭은 뮤직비디오에서 부스스한 머리스타일을 하고 카메라를 보고 손짓하는가 하면, 호피 무늬 재킷을 입고 가벼운 춤을 춘다.
소속사 51K 관계자는 28일 “그동안 소지섭하면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우혁 이미지가 주로 떠올랐다. 거기에 갇혀있기 보다는 실제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에 노래를 발표했다. 실제로 소지섭은 힙합을 즐겨 듣고 좋아하는 마니아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다면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픽 업 라인’은 각종 음원 차트 주간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라있고 노래방에도 음원이 들어갈 정도로 대중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중 일본 음악 시장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51K 관계자는 “소지섭은 예전에 요괴로도 출연한 적이 있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망가지는 캐릭터도 맡아왔다. 한 이미지에만 갇힌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 폭이 넓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마왕’과 ‘선덕여왕’,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을 통해서 진지한 연기를 선보여 ‘엄포스’(강렬함을 뜻하는 포스와 엄태웅의 합성어)란 별명을 얻은 엄태웅은 지난 25일부터 ‘1박2일’ 녹화에 참여하며 예능 분야에 뛰어들었다. 엄태웅은 오는 6일 방영될 첫 녹화에서 멤버들과 게임을 하고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 측은 “리얼 버라이어티야말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엄태웅의 솔직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해 많은 고민 끝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로 대중적인 인지도 확보를 꼽는다. 지난 2009년 6월 종영한 SBS ‘패밀리가 떴다1’에 고정출연한 김수로는 ‘계모’ ‘철없는 형’ 등 친근한 캐릭터를 얻어 인지도를 높였다. 소속사 싸이더스HQ 관계자는 “그전까지 영화를 많이 해서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리얼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김수로의 솔직한 모습과 입담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의 ‘외도’가 연기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엄태웅 측은 “‘1박2일’은 2주에 한 번씩 촬영한다. 현재 영화 ‘특.수.본’ 촬영 계획이 잡혀있다. 예능 프로그램과 스케줄을 조정해서 연기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