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런던에 1600만 달러 초호화 저택… 카다피 은닉재산 드러나
입력 2011-02-28 21:50
해외 도처에 은닉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일가의 재산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카다피 일가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되고, 천문학적 규모로 추정되는 재산의 일부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카다피가 지난주 비밀리에 영국 런던의 개인 자산 운용자에게 30억 파운드(약 5조5000억원)를 입금시켰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거래는 스위스에 사무실을 둔 카다피의 대리인을 통해 이뤄졌고, 이 대리인은 5주 전 런던 금융계의 유명 주식중개업체에 거액의 자금을 예치하려고 시도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 주식중개업체는 자금 출처를 수상히 여겨 거래를 거절했다.
영국 재무부가 카다피의 영국 내 재산을 추적해 동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카다피 일가가 런던에 상업용 부동산과 1600만 달러짜리 초호화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저택은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 소유로, 현재 매물로 나왔다고 알 아라비아 방송이 27일 전했다.
런던 북부에 있는 이 저택은 침실 8개와 식당 2개에 정원, 수영장, 영화관, 사우나 등이 딸려 있으며 엘리베이터와 정교한 보안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방송에 따르면 사이프 알 이슬람은 당초 이 주택을 1095만 파운드(약 200억원)에 매물로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지금은 주당 9750 파운드(약 1700만원)로 세입자를 찾고 있다.
카다피의 자식 8남1녀가 리비아의 각 분야 이권에 개입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것은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특히 석유와 가스 자원 덕분에 리비아 국부펀드는 700억 달러를 상회하는데, 대부분 카다피 일가가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pa통신은 27일(현지시간) 카다피 반대파 지도자들을 인용해 카다피 일가의 자산이 최소 8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약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