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통신요금 인하, 업계 CEO에 달렸다”
입력 2011-02-28 21:21
통신3사가 올해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보다 1조원 줄이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가입비 인하를 추진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시중 위원장이 28일 통신업계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통신비 부담 완화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이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요금인하, 연구개발(R&D) 확대, 네트워크 투자 등의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며 “모두 이 자리에 있는 세 분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말을 꺼냈다.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 CEO들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3사 CEO는 지난해 7조5000억원이었던 마케팅 비용을 올해 6조원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통신업체의 과도한 마케팅이 통신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만큼 마케팅비를 줄여 요금 인하 여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하 사장은 “통신업체 간 단말기의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서비스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케팅비 감축이 실제 요금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절감된 비용은 통신요금 인하뿐 아니라 연구개발(R&D)비, 네트워크 증설 등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오늘 간담회에서 CEO들이 마케팅비 인하라는 큰 뜻에 동의한 것”이라며 “통신사와 협의해 3월 말∼4월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3년간 마케팅비 인하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면서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방통위원장이 되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3사는 또 중·장기적으로 가입비 인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가계 통신비를 줄여 나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무료통화 20분 추가, 청소년·실버 요금제 도입 등에 대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요금 인하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요금 인하에 대한 업체 간 입장도 달랐다. 하 사장은 간담회에 앞서 “통신사들의 입장을 모아 봐야 한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라고 답한 반면, 이 부회장은 “여러 번 인하했다. 더 이상 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말을 아꼈다.
한편 통신3사는 올해 6조9000억원을 투자해 모바일네트워크 증설과 롱텀에볼루션(LTE) 상용서비스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IT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지난해 4950억원에서 올해 552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