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北 리스크까지… 코스피 연 최저점

입력 2011-02-28 18:28

코스피지수가 리비아 사태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며 연 최저점인 1930선으로 후퇴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4.13포인트(1.23%) 내린 1939.30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비아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악화되면서 원유 등 원자재 시장 불안이 계속됐고, 이날 오전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진행되면서 긴장이 고조된 것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2243원을 팔아 5거래일 연속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뺐다. 반면 기관은 2487억원, 개인은 474억원을 저가 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주말보다 4.87포인트(0.96%) 내린 504.46포인트를 기록했다.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올라 주말보다 2.20원 오른 112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중동 리스크는 다소 희석됐지만 북한 리스크가 떠오르면서 환율이 장중 내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동 정정불안이 쉽사리 가라앉고 있지 않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 만기가 3월에 집중돼 있어 이달 증시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는 장기화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투자심리가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다른 산유국으로 사태가 번지면 ‘3차 석유파동’이 현실화되면서 증시에 대형 악재가 될 수도 있다. 3월 조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LIG투자증권 최운선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중동의 정정불안을 좌시하지는 않겠지만 우려가 가시지 않은 만큼 최소한 중반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 조정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재정 적자가 심한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는 올해 856억 유로 국채 만기가 도래하며 그중 16%가 3월에 몰려 있다. 특히 3월 38억 유로, 4월 45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이달 24∼2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을 위한 구체적 합의안이 도출될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