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주의’ 경보 격상한 첫날…영업시간 끝나도 백화점은 번쩍번쩍

입력 2011-03-01 00:54


정부가 에너지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이면서 강화키로 한 ‘공공기관 차량 5부제’가 첫날부터 헛돌고 있다.

정부는 리비아 소요사태 등의 영향으로 유가 급등세가 연일 이어지자 28일부터 공공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차량 5부제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과천청사 5개동 주변 주차장에는 위반 차량이 적지 않았다. 국토해양부가 위치한 4동과 법무부, 환경부가 들어선 5동 옆 주차장에는 위반 차량만 각각 20~30대에 달했다.

월요일인 이날에는 차량 끝번호가 ‘1’과 ‘6’인 차량은 청사 건물로 들어오지 못한다. 하지만 차관급 이상이 주로 이용하는 해당 부처 정문 앞 주차공간에도 위반 차량이 더러 눈에 띄었다. 청사 정문 입구에서는 운전자와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청사 경비대 경찰 간 실랑이가 온종일 이어졌다.

이 때문에 출근시간대에 청사 입구는 차량이 정체되기도 했다. 과천청사 관리소 관계자는 “그동안 청사 차원에서 5부제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지만 이번 유가위기를 계기로 제도 시행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내 백화점들은 영업시간 종료 후 소등하라는 정부 방침과 달리 10시 이후까지 불이 켜진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과 신촌 현대백화점은 영업종료 후 내부 정리를 이유로 10시 넘어서까지 매장의 불을 켜놓고 있었다.

롯데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대부분은 소등했지만 뒷정리가 오래 걸려 불을 끄지 못한 곳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야간조명 제한 조치로 28일 밤부터 조명을 꺼야 하는 유흥업소와 골프장에선 “불 끄고 장사를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야간 라운딩을 못하게 된 경기도 안성시 소재 골프장 관계자는 “하루 100팀 정도를 받아야 하는데 야간 경기가 없어지면 80팀밖에 못 받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박재찬 이용상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