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알펜시아 ‘중국 큰손’ 잠적… ‘묻지마 투자유치’ 망신

입력 2011-02-28 21:52

정부가 부동산투자이민제를 도입, 대규모 중국 투자자본 유입이 기대됐던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이 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8일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알펜시아 투자를 약속했던 중국 투자개발 업체인 상하이옥심투자관리유한공사(이하 옥심)는 동해안 대설과 중국 현지 사정을 이유로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알펜시아 현지 방문을 한 차례 연기한 뒤 아직까지 다음 방문 일정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

늦어도 3월 초까지 1차 투자금 650억원을 예치하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켜지지 않았고, 더구나 옥심 국내 담당자와의 연락도 끊긴 상태다.

김상갑 도개발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옥심과 도를 연결해 주는 중국홍수림문화투자유한공사의 국내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투자회사의 실체와 재무 구조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옥심은 지난 1월 25일 중국 상하이(上海) 홍교영빈관에서 강원도와 영주권 부여를 전제조건으로 3월 초까지 650억원을 우선 예치하고 나머지 2850억원을 오는 8월 안에 투자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예치금은 알펜시아 고급 빌라 30채를 구매하고 인근 관광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었다.

논란이 일자 도와 도개발공사는 합의각서 체결 당시와는 달리 “자신들은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도 안팎에서는 옥심 투자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근식 경제부지사와 김 사장이 부랴부랴 중국으로 출장간 것을 두고 투자 유치 무산에 대비, 또 다른 투자자 물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부지사와 김 사장은 이날 알펜시아 투자자 유치를 위해 중국 지린(吉林)성으로 떠났다. 지린성은 현재 진행 중인 투자 유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역이다.

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사정으로 시기가 지연되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며 “옥심에서 통보는 없었지만 오는 4월쯤 투자자들이 도를 방문할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한편 감사원이 이날 밝힌 지방공기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알펜시아 상하수도 시설 상당 부분이 설계가 잘못돼 시공됐으며 이에 대한 관리·감독도 부적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