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스피치’ 아카데미 4관왕…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휩쓸어
입력 2011-02-28 21:17
톰 후퍼 감독의 영화 ‘킹스 스피치’가 2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3회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주요부문 4개 상을 휩쓸었다. ‘소셜 네트워크’는 편집상, 각색상, 음악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킹스 스피치’는 이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포기한 형의 뒤를 이어 영국 국왕에 즉위한 조지 6세를 그린 이야기다. 대영제국의 수장으로서 부와 명예 어느 것 하나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그는 말더듬이였다. 세기의 선동가 히틀러에 맞서 연합군의 정신적 수장이 되어야 하는 국왕이 말더듬이 치료사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콜린 퍼스가 주인공 조지 6세로 열연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꼽힌 작품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였다. 페이스북 창업 뒷이야기를 통해 온 인류가 손쉽게 연결되는 네트워크 혁명 속에서 점점 고립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러나 뒤늦게 개봉한 ‘킹스 스피치’가 막판 관객과 평단, 언론으로부터 호평 받으며 12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1997년 ‘레옹’의 ‘마틸다’ 역으로 데뷔한 내털리 포트먼은 ‘블랙 스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데뷔 13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포트먼은 인간의 순수와 욕망, 불안이 충돌하는 모습을 ‘백조의 호수’의 발레리나를 통해 완벽하게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골든글로브와 배우조합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촬영상과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등 기술부문 4개상을 차지했다. ‘토이스토리 3’가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미술상과 의상상, ‘파이터’가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외국어영화상은 수잔 비에르 감독의 ‘인 어 베터 월드’, 단편영화상은 루크 마데니 감독의 ‘갓 오브 러브’에 돌아갔다. 아카데미상은 영화업자와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영화상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