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목회 포인트는 민주적 리더십” 전국여교역자연합회 39주년

입력 2011-02-28 17:44


“목회자로서의 기득권과 특권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교회의 중심축을 목사에서 평신도에게로 옮겨야 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가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여성 목회 이야기’ 심포지엄에서 주제 강연자로 나선 양미강 목사는 의미 있는 ‘여성 목회’를 위해서는 민주적 리더십과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져 보면 비단 여성 목회자들만이 아니라 최근 사회적 도전 앞에 직면한 한국교회 전체가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서울 충정로 한백교회 담임목사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양 목사는 자신의 박사 논문 주제였던 ‘페미니스트 목회의 가능성’을 21세기 한국 현실에 맞게 보완해 발제했다.

양 목사는 “여성 목회에 있어 평신도와의 관계가 핵심이자 당면 과제”라면서 “여성 목회자는 남성들과는 다른 권위, 다른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격려하는 힘’으로서의 권위와 ‘교인들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찾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로서의 지도력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그는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로서의 기득권과 특권을 과감하게 버려야 하며, 목회자 자신의 삶의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 평신도의 위상을 회복시키고 바로세우는 것도 여성 목회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기독교인들에게 뿌리 깊은 ‘이브의 후예’ ‘죄를 유발하는 존재’라는 죄책감의 근거를 돌아보게 하고, 여성상을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물’로 긍정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여성들이 교회 내에서조차 청소와 식사 준비 등 가사의 연장선인 봉사에만 머물러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양 목사는 “우리 교회(한백교회)에서도 식사준비는 여성이 하지만 설거지는 100% 남성이 한다”고 소개했다.

이 심포지엄은 1800명의 예장 통합 여교역자들로 이뤄진 전국여교역자연합회가 39주년을 기념해 개최했으며 오는 21일과 4월 11일까지 3차에 걸쳐 진행된다.

글·사진=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