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이론’ 주창 이면우 서울대 교수 정년퇴임 “창의적 꿈 없으면 선진국 대열 오르는 것은 요원”
입력 2011-02-28 19:20
1990년대 ‘W이론을 만들자’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 문화적 토양에 맞는 새 이론을 세우자”고 주창했던 이면우(65) 서울대 공대 교수가 28일 정년퇴임식을 갖고 40여년간 몸담았던 모교를 떠났다.
이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일하며 훌륭한 인재들을 만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창의적인 꿈 없이 일신의 발전만 도모한다면 선진국 대열에 오르는 꿈은 요원하다”며 “시대를 앞서가는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 대학 교육이 큰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돈 잘 버는 학문에만 편중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은 세계 대학 순위에, 교수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에 올린 논문 편수에, 학생은 학점 관리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 같은 일은 아무리 좋게 봐도 ‘기성세대에 인정받기 위한 스펙 관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학생들에게는 세계 인류나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생각하는 리더십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야근이나 철야 연구 등을 굉장히 많이 시켰다”며 “(제자들이) 졸업 후에도 학창시절 배웠던 성실하고 끈질긴 연구 정신을 이어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68년 서울대 섬유공학과 졸업 후 미국 미시간대에서 인간공학을 전공했다. 2년 뒤인 70년, 25세에 모교 강단으로 돌아와 산업공학과를 창설했다. 90년대에는 “선진국 사고를 베끼지 말고 우리 문화에 맞는 신사고를 창조하자”며 ‘W이론’을 주장했다. 그는 다음 달 울산과학기술대 디자인·인간공학부로 자리를 옮겨 강의를 계속한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