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맞는 부산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 “주신 것에 감사하고 신나게 살면 모든게 풀립니다”
입력 2011-02-27 20:41
부산 포도원교회 김문훈(51) 목사. 그는 기독교의 뿌리가 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뤄낸 목회자다. 그리고 그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 화명동과 덕천동에 자리한 포도원교회는 다음 달 20일 창립 3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평범했던 교회는 1999년 김 목사가 부임하면서 기적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김 목사 특유의 ‘은사 목회’로 사람이 몰려들면서 400명이던 출석 교인이 7500명으로 불어났다. 대부분 교회는 여성 교인이 많지만 이 교회는 남성 비중이 높다. 부인을 따라 교회에 나온 불신 남편들이 김 목사의 대중적인 메시지를 듣고 치유되면서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새 신자 2000여명이 등록했어요.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집회 때문에 교회를 비울 때가 적지 않지만, 교회는 교회대로 부흥되니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포도원교회가 이렇게 성장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섬김과 나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낌없이 나누어 주니 몇 십 배 몇 백 배 열매 맺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10여개 교회를 개척했고 수십개의 미자립교회를 돕고 있다. 2000년이 되어서야 종교 부지를 구입해 성전을 지을 수 있었다.
“교회 건물 자체는 아름답지도 않고 보잘 것 없지만, 교회 영성에 비중을 두고 여러 곳에 하나님의 성전을 지은 포도원교회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축복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김 목사는 그동안 10년 가까이 CTS 기독교TV와 CBS TV 등을 통해 교계에서 유명 강사로 떠올랐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솔직담백한 설교를 하며 자연스레 복음을 전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설교와 강의에는 늘 감동이 있고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곤 한다.
“제 설교의 특징은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하되, 생활 간증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예화집의 예화보다 삶 속에서 묻어나는 이야기를 소개하니 무척 재미있어 하시더군요. 대중성이 있다고 할까요.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만 전라도 팬도 적지 않습니다(하하).”
지금은 한국교회에서 내로라하는 설교가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그는 청소년 시절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털어놨다.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집안에서 걱정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고신대 3학년 때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변했다. 수술 후 입원 중에 그는 “하나님이 주신 대로, 받은 대로, 은사대로 하라”는 음성을 들었다. 이후 그는 치유와 회복 목회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3자 목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성도들에게 ‘자신감’ ‘자긍심’ ‘자생력’을 길러주는 목회를 하기로 한 것이다.
“나를 통해 누군가 복음을 듣고 진리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고 귀한 일이지만, 내가 신학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바로 내 자신의 회복이었습니다. 남의 눈치만 보고 소심해서 말도 잘 못하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가 성경 말씀을 자꾸 접하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은사가 개발되고, 내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 것입니다.”
신학대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뒤 고신의대와 간호대에서 교목으로 근무했다. 학생들에게 제자훈련을 실시했다. 제자훈련을 통한 영성이 자연스레 몸에 밴 김 목사는 영성이 가득한 목회자로 탈바꿈했다. 이런 그의 영성이 지금 목회 현장에서 빛을 발하는 셈이다.
김 목사는 포도원교회에 부임해 하나밖에 없던 전도팀을 해체하고 65개의 전도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시켰다. 매주 300명이 거리에 나와 전도활동을 펼친다. 특히 의료 미용 축구 만화 등을 통해 전도하는 은사별 선교팀의 활약이 크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집회를 인도하지만 될 수 있으면 주일에는 일정을 잡지 않는다. 포도원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인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도원교회 성도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야 하기에 아무리 피곤해도 주일 아침 1부 예배부터 저녁 예배까지 여덟 번을 강단에 서는 것이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 이상 기쁘고 즐거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는 성도들에게 훌륭한 인물이 되고 중요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초심, 둘째는 열심, 셋째는 뒷심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초심이다. 초심 속에 열심과 뒷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초심에서 열심이 나오고 초심을 잃지 않을 때 뒷심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는 ‘은사 목회’를 하고 있다. 하나님은 공평하셔서 누구든지 주신 은사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감사함으로 받고 신바람 나게 살다 보면 모든 일이 자연스레 풀리게 되고 거기에서부터 자신감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나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촌사람이니 사투리를 쓰고 시골 출신이니 투박하게 목회합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약점도 강점으로 자랑하고 사랑하는 것이죠. 나와 관계된 모든 것을 하나님이 허락하셨기에 사랑하고 축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 목사가 바라는 포도원교회는 한마디로 압축하면 ‘꿈과 사랑이 샘솟는 교회’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포도원교회에 나오면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발견하게 되고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도하게 되는 교회, 아무리 상처가 크고 깊어도 포도원교회에 오면 치유 받는 그런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포도원교회는 ‘포도당 교회’로 불린다. 교인들의 얼굴에 생기와 소망이 넘쳐난다. 교회에 오면 즐겁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오늘도 상처입고 지치고 피곤한 교인들에게 스스로 신바람이 나서 설교하고 있다.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지요. 담임 목사에게는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 있겠지만 교인들이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는 공간과 주차장 확보가 시급합니다. 그래서 4000명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새 성전을 건축하고 있지요. 모범적이고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