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거래소 이사장 “M&A 경쟁 극복 위해 거래소 상장 검토할 때”

입력 2011-02-27 21:51


“증권거래소 간 글로벌 인수·합병(M&A)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 한국거래소의 증시 상장을 논의할 때가 됐습니다.”

김봉수(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7일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가진 기자단 인터뷰에서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해외 주요 거래소는 대부분 IPO를 완료했고, 일본 증권거래소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우리만 세계적인 추세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거래소들은 M&A를 하면서 덩치를 키우는데, 한국거래소가 덩치를 키우지 못하면 조그만 아시아 지역 거래소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M&A를 하려면 지분 제휴가 필요한데 한국거래소는 상장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IPO는 2003년부터 추진됐으나 2009년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그는 “성공적인 IPO를 위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도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도이치증권의 옵션 쇼크에 대해서는 불공정 거래를 저지른 회원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도이치증권은 시장 질서를 크게 훼손했지만 규정상 제재금 부과 외에 방도가 없었다”면서 “앞으로 중차대한 문제를 일으키는 회원사에는 징계수위를 가중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역점 과제로 세계 100대 기업 상장 유치, 정보기술(IT) 시스템 수출 등 국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1976년 옛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SK증권 상무, 키움증권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친 김 이사장은 한국거래소 설립 53년 만에 민간 증권사 CEO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월 이사장이 됐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