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석유제품 판매업소 45% 급증
입력 2011-02-27 21:56
서울 신길동 S주유소는 언제나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던 곳이다. 보통휘발유 가격이 인근 주유소보다 ℓ당 200원 정도 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유소는 지난달 한국석유관리원 검사 결과 휘발유에 톨루엔 등을 70% 혼합한 가짜 휘발유를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상적인 기름을 판매하다 적발된 업소가 크게 늘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한국석유관리원이 업소 3만4887곳을 대상으로 품질검사를 한 결과 603곳이 적발됐다고 27일 밝혔다. 2009년 417곳보다 45% 늘었다. 고유가 등을 틈타 불법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로 유사 석유제품 취급 510곳, 품질 부적합 53곳, 차량용 연료로 등유 사용 40곳 등이었다.
우리나라 전체 무폴 주유소 가운데 23.8%가 유사 석유제품이나 품질 부적합 제품을 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국 에쓰오일 주유소의 5.1%가 이 같은 불량 제품을 팔았다. 현대오일뱅크 3.3%, SK에너지 3.0%, GS칼텍스 2.6%도 엉터리였다.
또 많이 적발된 지역은 경기(2.58%) 충북(2.56%) 광주(2.40%) 전남(2.20%) 경남(2.10%) 순이었다. 이와 함께 유사 석유제품을 유종별로 보면 경유(49.7%)와 휘발유(46.6%)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울러 ‘길거리 주유소’ 1739곳이 비정상 제품을 취급했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계속된 고유가 탓에 정유사들의 난방유 인하 효과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유사들은 17일부터 난방용 등유 가격을 ℓ당 50∼60원 내렸지만 정작 주유소 판매가격은 계속 올랐다.
소비자들은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며 기름값 폭등에 대처하고 있다. 지난 1~24일 엔진 내부에 쌓이는 연소 찌꺼기를 제거해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연료첨가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이상 증가했다. 연비를 높여주는 엔진오일, 엔진의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을 주는 엔진코팅제와 연료절감기, 친환경 엔진오일 등의 인기도 높아졌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