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인접국 표정
입력 2011-02-27 19:06
이집트, 8인위원회 ‘새 헌법’ 골격 발표
바레인, 재야 지도자 귀국후 시위 격렬
튀니지와 이집트가 민중봉기로 독재자를 축출했지만, 과도기적 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바레인 이란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에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마감됐지만 정권을 잡은 군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화 성지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은 26일(현지시간) 시위대 텐트로 가득 찼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가 임명한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의 사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학자 타레크 엘-비시리 위원장이 이끄는 헌법 초안 작성 8인위원회는 대통령 선거 출마자격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새 헌법 골자를 발표했다. 국회에 1석이라도 갖고 있는 정당이면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게 했다.
민정 이양 과정을 밟고 있는 이집트와는 달리 튀니지 상황은 더 악화되는 형국이다. 주말 튀니스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4명이 사망했다. 탱크를 동원한 군경은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 해산시켰고 폭력을 휘두르면 실탄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시위대는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가 이끄는 과도정부가 혁명의 과실을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에서는 영국으로 망명했던 재야 지도자 하산 마샤이마가 귀국한 뒤 시위대 전면에 나서면서 민주화 시위가 격렬해졌다. 마샤이마는 26일 수도 마나마 진주광장에서 수천명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왕정을 타파하고 민주정부를 세우자”고 연설했다. 마샤이나는 지난해 10월 테러리스트에게 자금을 대주고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불법단체 조직혐의로 기소된 25명 중 1명이다.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국왕이 최근 장관 5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 역부족인 상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