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각국 리비아 제재 착수… 美, 모든 군사접촉 취소 지시 정권 고위층 금융계좌 감시
입력 2011-02-27 19:07
미국 정부가 리비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에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6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미국은 그동안 리비아 사태를 강력 규탄하면서도 카다피 사퇴는 거론하지 않았었다.
◇강경조치들 쏟아내는 미국=미국은 25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잔류하던 자국민들의 철수가 마무리되자 곧바로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자녀 4명의 미국 내 재산동결 조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카다피 정권 고위층의 개인금융 계좌에 대한 감시에 나서는 등 자산동결 조치를 위한 수순도 밟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와의 모든 군사적 접촉을 취소할 것도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리비아 국민이 숨지고 있는 사태를 상세히 파악하고 리비아 군과 탱크 이동 등의 감시에도 주력할 것을 지시했다. 미 정보기관은 카다피 정권의 잔혹 행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도 리비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가족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각국의 제재도 잇달아=카이로를 방문 중인 케빈 러드 호주 외무장관은 리비아 정권에 대해 제재할 것이라고 26일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제재는 카다피와 그 가족 등 총 22명의 리비아 정권 관계자들이 대상이며, 무기금수 조치, 호주 방문 및 금융거래 금지 조치 등을 포함한다.
미국과 일본이 25일 리비아 현지의 대사관을 폐쇄한 이후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도 26일 대사 및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북대서양이사회(NAC)는 리비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다른 국제 조직들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