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2월28일 소환… 무뎌진 檢 세울까
입력 2011-02-27 18:58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수사가 28일 한 전 청장 검찰 소환으로 시작된다. 현 정부 들어 각종 부실 수사 논란에 시달렸고, 정치적 사건의 칼끝이 무뎌졌다는 비판을 받아온 검찰로서는 수사 성과로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사안이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물이어서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은 민주당이 한 전 청장을 고발한 내용부터 조사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을 수사하지 않을 경우 자칫 해명성 수사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한 전 청장 관련 의혹은 개인 비리와 정치적 사안 두 가지로 나뉜다.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 경북 포항인맥 골프 회동을 통한 국세청장 연임 로비 의혹 등은 한 전 청장 개인 신상과 관련된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이 박연차 게이트 시발점이 된 태광실업을 표적 세무조사했다는 의혹, 태광실업 세무조사 결과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혹, ‘현 정부 최고 실세에게 10억원을 줘야 하니 3억원을 만들어 오면 승진시켜 주겠다’며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소유 덮어주기 의혹 등은 정치권에 파장을 몰고 올 사안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한 전 청장 개인 비리 의혹은 당연히 수사하지만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제기한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의혹은 어디까지 수사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한상률 수사’는 검찰의 올해 첫 주목받는 사건으로 최근 임명된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의 신고식 성격도 갖는다. 민간인 사찰 부실 수사 논란 등 지난해 악재가 계속된 검찰이 ‘한상률 수사는 대충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편 안 전 국장 부인 홍모씨는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얼마 전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 이모씨와 통화도 했지만 남편(안 전 국장)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