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군청년 총동원대회’… 젊은층 통제 강화
입력 2011-02-27 18:16
북한이 청년층 다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와 함께 중국까지 파고든 중동의 민주화 열풍 차단 등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당국은 26일 평양에서 ‘선군청년 총동원대회’를 열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사는 북한에서 계속 있었지만 선군청년 총동원대회라는 명칭으로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대회에 전달한 노동당 중앙위 축하문을 통해 “모든 청년은 당의 강성대국 건설 구상을 관철해 나가는 열혈 투사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철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1비서는 “청년들은 대를 이어 누리는 수령복, 장군복을 절감하면서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백두산 혈통으로 끝까지 완성해 나갈 확고한 신념에 넘쳐있다”고 말했다. 백두산 혈통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뜻한다.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7일 “북한이 최근 젊은층의 정신 무장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후계자 수업을 받던 1970년대 중반 ‘3대 혁명소조’와 비슷하게 김정은에게도 젊은층으로 구성된 친위 조직을 구성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3대 혁명소조는 현대 교육을 받은 과학자, 기술자 등 다양한 청년 지식층으로 구성된 김 위원장 친위대 성격의 조직으로 73년 2월 사상혁명, 기술혁명, 문화혁명 등 3대 혁명을 이끌기 위해 만들어졌다.
북한이 청년조직에 관심을 쏟는 데는 후계체제 안착에 힘을 보태야 할 주전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민주화 바람에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평양방송은 14일 “사회주의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던 동유럽 청년들은 자본주의의 썩고 병든 문화에 물젖어 전 세대들이 이룩한 혁명의 전취물을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빚어냈다”면서 청년들의 정신무장을 강조했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