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신진작가 신소영 첫 개인전… 아이 눈으로 본 세상

입력 2011-02-27 17:34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3월 2일부터 15일까지 첫 개인전을 여는 신소영(29)은 이제 막 작가의 길로 들어선 새내기다. 또래 작가들이 주로 대관 전시로 첫 전시를 여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상업 화랑 초대전으로 작가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그는 너댓 살 되는 어린 아이들의 얼굴을 작품 소재로 삼는다.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으로 찍은 아이들의 얼굴을 바탕으로 인물 초상을 그리고 자신이 상상하고 수집한 배경을 더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캐스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눈빛이다. 무표정한 듯하면서도 눈에 무엇인가 할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은 작가의 내면에 있는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예전 작품을 돌아보니 언젠가부터 제가 늘 아이를 그리고 있더라고요. 아이의 얼굴에 제 얼굴이 들어가 있구나 하고 깨닫고 대학 4학년 때부터 집중적으로 아이를 그리기 시작했죠. 아이를 그리며 제 자신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여전히 어린아이이고 싶은 마음인가 봐요.” 아이들을 그리다보니 어쩌다 어른들을 그릴 때도 자꾸만 아동틱하게 된다고 한다.

작품 속 아이들은 앙증맞기도 하고, 우수에 젖은 표정이 성숙해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은 어른 흉내를 내고 있고 어른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것 같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작가는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그 눈에 비친 세상은 ‘어린왕자’처럼 이상적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환상적이며,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시니컬하다”고 평했다(02-730-7817).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