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입력 2011-02-27 17:55


(35) 예루살렘에서의 폭탄선언

얘기 중에 가장 직접적인 게 돈 얘기다. 사람살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돈이다. 돈 문제를 대놓고 말하기 시작하면 갈 데까지 간 것이다. 돈 얘기를 하기에 신앙은 너무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착각이다. 돈 문제에서 거룩해져야 참으로 거룩한 것이다.

예수님은 돈 문제를 많이 다루셨다. 예루살렘에서 폭탄선언을 하기 바로 전, 상황을 폭풍 전야 또는 폭풍 직전으로 만들기 전에 예수님은 돈 얘기를 하셨다. 마가복음 12장 40절이다. “그들(서기관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서기관은 거룩한 하나님 말씀을 연구하는 진리의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실상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탐내고 빼앗는 자들이었다.

바로 이어지는 41절 이하에서 예수님은 또 돈 얘기를 하신다. 헌금 얘기다. 사람들은 보통 ‘누가 얼마나 많이 헌금 했나’ 본다. 예수님이 헌금함을 보고 앉아 사람들이 헌금하는 걸 관찰하신다. 부자들이 돈을 많이 넣는다.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동전 둘을 헌금함에 넣는다. 예수님은 이 여인이 가장 많이 헌금했다고 하신다. 가진 것 전부가 동전 두 개인데 그걸 다 넣었으니 말이다. 여인보다 훨씬 많이 헌금한 부자들이 있었지만 소유에 대비하여 따지면 여인이 독보적이다. 100퍼센트를 넣었다.

예수님은 종교적 위선을 책망하신다. 말씀의 학자요 선생인 서기관들이 사실은 가난한 사람의 돈을 뜯어내어 삼키는 자들이라고 책망하면서 말이다. 헌금은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요 그래서 마음이 중요한데, 액수만 갖고 헌금을 평가하는 속물적 기준을 폭로하면서 말이다. 예수님은 과격하다. 돈 갖고 얘기하는 것, 그것도 대놓고 말하는 것은 가장 과격한 몇 가지 양상 가운데 하나다. 지금 서기관들의 위선적 경건과 부자들의 속물적 행태가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로서는 아주 불편한 일이다. 이들이 가진 기득권의 세속주의적 실체가 공개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분노할 것인가!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 저 유명한 마가복음 13장이다. 예수님은 여기에서 성전이 파괴될 것을 예고하신다. 이건 무서운 얘기다. 유대인에게 성전 파괴는 모든 것이 끝장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전은 이스라엘 신앙에서 절대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성전이 파괴된다고 예고하는 것은 불경이요 신성모독이다. 목숨을 걸고서야 할 수 있는 말이다.

한 제자가 묻는다.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 이건 감탄이다. 성전에서 나가면서 석양빛을 받아 황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돌 건축물을 보면서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이 이렇다.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예수님은 이 발언으로 성전 귀족인 사두개인들과 충돌한다. 정면으로, 돌이킬 수 없게, 최종적으로. 이제 곧 무서운 폭풍이 일 것이다. 지금은 폭풍 직전이다. 예수님은 폭풍 속으로 걸어 들어가신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예수님은 선택을 끝냈다. 이제 남은 것은 불어 닥칠 폭풍에 몸을 맡기는 것뿐, 폭풍을 지난 저 건너편 국면에서 이뤄질 하나님의 섭리를 확신하며 기도하는 것뿐. 예수님 말씀을 들으며 제자들이 떤다.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