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강진, 사망 113명으로… “생존자 희박” 시신 수습작업 전환

입력 2011-02-25 18:21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13명으로 늘었다고 뉴질랜드 당국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실종자는 25일 현재 228명이다.

구조 활동은 생존자를 찾는 일에서 무너진 건물 속의 시신을 수습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당국이 지진 발생 만 3일이 지나면서 생존자가 있을 확률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너진 도심 건물을 수색하는 작업은 90%가량 진행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금까지 70명이 구조됐다.

뉴질랜드 당국은 매몰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캔터베리텔레비전(CTV) 건물과 파인굴드 건물에 이날 구조 인력을 집중 투입했다. CTV엔 실종된 한국인 유학생 유길환(24)·나온(21) 남매를 비롯해 일본·중국·필리핀인 유학생 등 최고 120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조대는 22명이 묻힌 것으로 전해진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에서 시신 회수작업을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 약 700명이 현지서 활동 중이다.

한국인 인명 피해는 실종된 유씨 남매 2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종자가 워낙 많아 한국인이 더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홈페이지에서 “크라이스트처치 인근이나 뉴질랜드 남섬을 여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14명이 가족 및 친지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교민들은 앞으로 입을 경제적 타격을 우려했다. 크라이스트처치가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면서 한국 여행객과 유학생이 크게 줄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지진 뒤 이곳을 찾는 한국인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이스트처치 주택가는 전기와 물 공급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도시 4분의 1 지역에서 전기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은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주민 상당수가 임시 화장실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혼란을 틈탄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신문인 뉴질랜드헤럴드는 24일 밤∼25일 새벽 8명이 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