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北 “리비아 소식 퍼질라” 전화 차단
입력 2011-02-25 18:22
대학마다 보안원 배치 등 감시 강화
북한 주민들에게도 이집트와 리비아 등의 반정부 시위 소식이 속속 전해져 당국이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차단하고 감시를 강화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RFA는 양강도 혜산시의 대학생을 인용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나라에서 연쇄적인 주민폭동이 일어나 정권이 뒤집히고 있다는 소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소식통도 “(당국이) 휴대전화를 차단한 것은 물론이고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집전화도 당분간 차단한다는 방침”이라고 RFA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장사를 막거나 물건을 압수하는 일은 없지만 장마당(시장)에 보안원(경찰)과 경무관(헌병)이 쫙 깔렸다”고 전했다.
혜산시의 대학생도 “대학마다 한 명씩이던 보위 지도원을 4명으로 늘리고, 대학담당 보안원들도 새로 배치해 기숙사 등에서의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FA는 평양에 있는 친척과 집전화 혹은 휴대전화로 통화할 수 있는 주민을 통해 이집트 등지의 민주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주민을 묶을 구심점이 없고 발각 시 가혹한 연좌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민주화 시위가 북한에 당장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