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中 자국민 1만2000명 철수시켜…유엔직원들 伊 수송기로 탈출
입력 2011-02-25 21:16
세계 각국이 사실상 내전 상황인 리비아에서 자국민을 안전하게 빼내기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25일 전했다. 각국은 전세기와 군용기는 물론 군함, 상선, 버스까지 보내는 등 가능한 모든 운송수단을 동원했다. 현재 리비아를 떠나려는 외국인은 수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이날 새벽까지 전세기, 선박, 버스 등을 이용해 리비아 거주 자국민 3만3000명 중 1만2000명을 철수시켰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중국은 또 그리스와 몰타에서 선박 4척을 빌려 자국민 철수작전을 펼치고 있고, 버스 100여대로 중국인들을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리비아의 철도·도로 건설 분야에 진출한 중국 건설회사 소속이다.
필리핀은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석유, 가스, 의료 분야 등에 모두 2만6000명의 자국민이 리비아에 나가 있다. 필리핀은 특별예산 약 230만 달러를 책정해 전세 항공편을 물색 중이다.
인도의 경우 현지 유전과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고 있는 자국민이 1만8000명이나 된다. 벵가지로 선박을 보내고 특별기도 띄웠지만 구출작전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터키는 항공기 15대와 군함 등을 동원해 24일까지 자국민 약 6700명을 리비아에서 구출했다.
미국은 지난 23일 트리폴리를 출발하는 연락선을 통해 자국민 수백명을 몰타로 이송할 계획이었으나 지중해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배를 띄우지 못했다.
영국은 유전에서 일하는 자국 근로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주 초 항공편으로 550명을 데려왔으나 약 200명의 현지 프랑스인이 출국하지 않겠다고 버텨 고심하고 있다.
리비아에서 활동 중인 유엔 직원들은 이탈리아에서 보낸 C-130 수송기 2대에 나눠 타고 로마에 24일 밤(현지시간) 도착했다.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특별기에 자국민뿐 아니라 다른 국가 국민들을 함께 태우기도 했다.
정원교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