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리비아] 교민 절반 정도 이르면 2월 26일 중 ‘死地’ 빠져나올 듯

입력 2011-02-25 20:50

리비아가 내전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현지 교민과 건설업체 근로자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26일까지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 중 절반 가까이가 리비아를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리폴리 공항 등 현지 상황에 따라 귀국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외교통상부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트리폴리에서 교민 198명을 태운 이집트항공 전세기(에어버스 330기)는 이날 오전 11시25분(현지시간)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은 다른 항공편을 이용, 귀국을 택하거나 이집트 등에 머물다가 리비아 사태가 진정될 때 되돌아가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인천을 출발한 대한항공 B747 여객기(330석 규모)도 로마를 거쳐 오후 6시쯤 트리폴리에 도착했다. B747기는 리비아 당국의 이착륙 허가가 순조로울 경우 26일 오후 5시50분쯤(한국시간)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또 이집트항공과 협의해 300석 규모의 전세기 한 대를 트리폴리와 동부 벵가지 사이에 있는 시르테 지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시르테 지역에는 우리 국민이 최소 68명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리비아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069명으로, 출국을 희망하는 인원이 모두 빠져나오면 현지 잔류 인원은 575명(54%) 정도로 집계됐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 직원 등이 대부분이다. 도태호 국토해양부 중동대책반장은 “트리폴리 공항에 각국의 전세기가 몰리면서 이착륙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 교민들의 수송 계획 일정도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육로 및 해로를 통해 이집트와 터키 등으로 빠져나가는 교민들도 늘고 있다. 코스모 D&I 및 대한통운 자회사인 ANC 직원과 교민 등 77명은 육로로 튀니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또 동부 지역의 벵가지항에서 출발한 터키 선박에는 한미파슨스 직원 26명과 교민 등 50여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성규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