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유가시대 총체적 대응전략 시급하다
입력 2011-02-25 17:40
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가 연일 폭등세다. 24일 거래된 두바이유 국제 현물 거래가격이 배럴당 110.7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21일 30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이래 불과 사흘 만에 110달러대로 진입한 것이다. 가뜩이나 신선식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는 마당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다.
만에 하나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국제유가는 더 큰 폭으로 솟구칠 것이다. 다행히 리비아 사태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된다고 해도 현재 중동에서 불고 있는 재스민혁명의 바람이 인접 산유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국제유가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1970년대 세계경제를 불황으로 떼밀었던 1, 2차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3차 오일쇼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최악의 사태는 면하리란 견해도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야 한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대한 치밀한 대응과 예비 물량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24일 석유수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당장 원유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원유 수입관세 인하가 석유류 가격인하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2008년 한시적으로 원유 수입관세 3%를 1%로 낮춘 바 있으나 휘발유값은 리터당 겨우 7원 내렸다. 따라서 당시에도 한시적으로 도입한 바 있는 유류세 탄력세율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는 단기대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고유가시대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유가시대를 맞아 국내 에너지 수급 조율은 물론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한 수출업계의 대응책까지 고려한 총체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