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 수원 연무동 나경석·예진 남매
입력 2011-02-25 18:44
엄마·아빠는 장애, 그러나 남매의 은빛 꿈은…
“빨리 어른이 돼 아버지 어머니를 돌보고 싶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연무동 나경석(11)·예진(9·여) 남매는 부모가 있지만 부모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소년소녀가장이다. 남매의 아버지 철만(43)씨, 어머니 안선우(38)씨는 각각 지적장애 1·2등급으로 일상생활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는 집 밖을 나설 엄두도 못 낸다. 의사소통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여서 근로능력이 전혀 없다.
이들 가족의 수입은 생계급여 75만원, 주거급여 17만원, 장애인연금 7만원 등 한 달에 110만원뿐이다. 이 돈으로 4식구가 생활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부모들이 급여관리조차 할 수 없어 경기도 여주에서 농사짓고 있는 경석군의 외할머니가 통장관리를 대신해 주고 있다. 외할머니가 간혹 들러 경석군 가족을 살피고 있지만 외할머니 역시 생활이 넉넉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 어렵다. 그래서 남매는 하루 빨리 자신들이 성장해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경석군의 가족은 수원시 장애인복지관에서 파견된 생활도우미 김모(45·여)씨가 3년째 돌보고 있다. 1주일에 두 번씩 들러 가사와 병원 가는 일, 은행업무 등 전반적인 일을 돕고 있다. 김씨는 “이들 가족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이들의 인성교육이지만 부모가 자기 몸도 돌볼 수 없는 처지라 답답하기만 하다”며 “다행히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고 착해 괜찮지만 커가면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석군의 아버지는 허리디스크로 고생을 하고 있다.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지만 수술비(300여만원 상당)가 없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병원에서 처방한 진통제와 신경안정제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가 언어치료가 필요한 상태지만 재활훈련을 못 받고 있다. 생활도우미가 오지 않는 날이면 경석군 아버지는 주변 복지관이나 푸드뱅크를 찾아 국과 반찬을 얻어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경석군 어머니는 밥은 지을 수 있으나 반찬은 만들지 못한다. 살고 있는 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장애인 수급자용으로 내준 임대주택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월세를 절약한 돈으로 경석군은 보습학원을 다니고 있다. 예진양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방과후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남매는 손재주가 좋고, 미술을 좋아하지만 미술학원엔 다닐 엄두도 못 낸다. 경석군은 경찰관이, 동생 예진양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후원금 접수합니다>
△국민은행: 054-25-0002-441, 463501-94-200225
△제일은행: 279-10-044243
△우리은행: 109-05-098191
△외환은행: 071-13-09980-6
△농협: 069-01-227966
△신한은행: 100-005-413074, 100-007-138075
△하나은행: 376-810001-73004
△기업은행: 021-000017-01-013 (예금주: 국민일보)
<문의> 국민일보 사업국 02-781-9216
어린이재단 모금사업본부 02-775-9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