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주님의 살과 피

입력 2011-02-25 14:57


요한복음 6장 53~59절

신학자 칼 바르트는 교회를 ‘말씀’과 ‘성례전’이 행해지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씀은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록된 말씀인 성경, 계시된 말씀인 예수님, 선포되는 말씀인 설교입니다.

성례전은 세례와 성찬 등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이 정한 예식을 통해 예수님과 함께 죄에 대해 죽고 새 생명으로 다시 사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상징하는 예식입니다. 성찬은 구약의 유월절 전통 예식을 예수님께서 신약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신 예전입니다.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성육신하신 예수님 몸의 상징인 떡과 모든 죄인을 위해 흘리신 예수님의 피의 상징인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어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고 하신 말씀에 따라 행하는 예식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성찬은 분주한 세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그리스도인의 본질을 깨닫고 회개하여 경건을 회복하는 신비의 시간입니다. 떡을 받고 잔을 받아 마심으로써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받은 고난을 내 몸으로 받아 생활의 현장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흔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매일 성도들이 모여 예배드릴 때마다 성찬예식을 행했습니다.

성 어거스틴은 성찬예식을 ‘사랑의 유대’라고 했습니다. 함께 성찬예식에 참여하는 자들은 떡과 잔을 먹고 마심으로써 한 형제자매가 됩니다. 그래서 장 칼뱅은 성찬예식을 자주 거행하라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성찬예식을 행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자주 회상하고 그 사랑과 은혜를 자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우리 안에 노폐물처럼 켜켜이 쌓여 있는 불신과 갈등, 하나 되지 못한 마음과 혈기와 상처, 육체의 정욕과 죄악의 습성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십자가에 내 자신이 못 박힐 때 비로소 세상 속에서 소금(화목)과 빛(착한 행실)으로 살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장 16절은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날마다 새로워져야 됩니다. 내 삶의 주변을 거룩한 문화와 환경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의 말과 생활의 습관이 달라져야 속사람과 겉사람이 날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으로 살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중심 된 교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그리고 죽으심과 부활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회당에 모인 무리들을 향하여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요 6:53∼57)고 선포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모인 무리들이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어 적잖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아직 율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너희의 모든 사는 곳에서 무슨 피든지 피를 먹지 말라 무슨 피든지 먹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다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레 7:26∼27; 19:26)는 말씀으로 인해 강한 반감을 갖습니다. 반면 믿음으로 받은 자들에게는 이 말씀이 율법으로 얽매였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삶이 주어졌습니다.

윤민용 목사(여수오병이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