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사태] 알카에다 “리비아 시위 전폭 지지”
입력 2011-02-24 21:30
리비아 사태를 틈타 반정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움직이고 있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가 리비아 반정부 시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일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AQIM은 미국의 이슬람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SITE에 올린 성명을 통해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의 싸움은 알라신을 사랑하는 무슬림 모두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QIM은 “우리는 알라신으로부터 부여받은 힘으로 당신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AQIM은 또 무아마르 카다피를 ‘냉혹한 악질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시위대 입장을 전폭 지지했다. 이미 혁명에 성공한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대에 찬사를 보내며 “카다피도 두 나라의 지도자들과 똑같은 최후를 맞을 시간이 왔다”고 경고했다.
이어 “적법한 요구에서 비롯된 리비아인들의 혁명을 지지하고 후원할 뜻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AQIM은 이번 사태를 자신들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북아프리카 정권들이 권력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그동안 알카에다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했다는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폭로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날 성명에는 알카에다가 리비아 동부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는 리비아 외무차관의 주장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이날 칼레드 카심 리비아 외무차관은 AQIM 소속 압델카림 알하사디 세력이 리비아 동부 데르나 지역에 토후국 수립을 주장하며 이 일대에 대한 무장 장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동부 지역은 현재 반정부 세력 아래 놓인 곳이다. 알하시디는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테러범 수감시설에 수용됐던 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2일 “포스트 카다피 시대 권력 공백을 이슬람주의자들이 채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후계구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질 경우 급진 이슬람주의자가 권력 공백을 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